スコムスscomscroll 2021/05/20 18:00

XCOM 동인소설 SCOM 本作 3-1 강제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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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하늘색의 단발 머리가 어깨 위에서 찰랑 흔들린다.

언제나의 활기가 없이, 불안해 보이는 눈으로 에이미가 은색의 복도를 터벅 터벅 걸어가고 있다.
에이미는 정면을 향한 얼굴은 그대로 둔 채, 때때로 눈동자만을 좌우로 움직여서 주위를 확인해 간다.
근처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 한 뒤, 에이미는 복도의 코너를 돌아, 닫혀있는 슬라이드 도어의 앞에 멈춘다.

흐읍 하고 숨을 들이마신 에이미가, 조심 조심 인터폰의 버튼을 누른다.

에이미 : 유격대의 에이미 일등병입니다. 타이슨 부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 : 타이슨 부장?? 잠깐만 기다려 봐요.

스피커에서는 귀찮아 하는 것 같은 느릿한 젋은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잠시 기다린다.

???? : 들어오세요.

‘연구부’라고 쓰여진 글자 간판 아래의 문이 스르륵 하며 슬라이드 되고, 드디어 에이미는 새하얗고 넓은 방에 발을 들인다.
그리고, 슬라이드 도어가 곧바로 작동해 닫힌다.
숨을 골라 보지만, 에이미의 표정에서 긴장감이 숨겨지지 않는다.

SCOM의 비전투 부서는 세 곳.
지휘부의 중역이기도 한 발렌 박사가 담당하는 의무부.
이전에, 에마가 퀴즈로 냈었던 수수께끼의 여고생이 부장을 맡고 있는 기술부.
그리고, 여기, 타이슨 부장이 통솔하는 연구부.

말단의 병사라도 평소 출입이 잦은 의무부와, 괴짜 같은 여고생 부장이 있는 기술부는, 기본적으로 개방적이라서, 문을 잠가 놓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문을 열어 둔채로 있다가 상부에서 주의를 받는 게 일상이다.
그러나, 연구부만은 기밀 사항이 많아서, 지휘부의 중역이나 대위 정도의 상위 계급이 아니면 출입에 제한이 걸린다.
에이미같은 일등병은, 임무에 관련된 지시가 있거나 하지 않으면, 인연이 없는 곳이다.

에이미가 들어온 새하얗고 넓은 방 안에는 아무도 없다.
고오오 하는 낮은 작동음만을 울리는 뭔지 모를 컴퓨터같은 기계들이 몇줄이나 주욱 늘어서 있을 뿐이다.
방 안 쪽에는 슬라이드 도어가 하나 더 있는데, 에이미는 그곳을 계속 쳐다보고 있다.
바로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눈치 채기 어렵겠지만, 그녀의 입술은 파르르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에이미의 시선이 멈춰있는 안쪽의 슬라이드 도어가 기이잉 하며 움직인다.
안쪽에서 나타난 사람은, 쿨한 인상의 30대 중반 쯤 되어 보이는 남성.
길쭉한 장신이지만, 버튼을 잠그지 않은 하얀 가운의 가슴팍에서, 단단한 근육질의 몸임을 알 수 있다.
다만, 결정적으로 시선을 잡아 끄는 것은, 머리카락 한 올 없는 매끈한 대머리였다.
거기에 더해서, 초점 없는 죽은 물고기 같은 눈이, 수려하고 댄디한 생김새를 망쳐버리고 있다.

타이슨 : 연구부장 타이슨이다. 너는…

에이미 : 네. 일등병 에이…

타이슨 : 유격대 소속. 일등병 에이미 아오이즈미. 여기에 온 건, 전의 임무와 관계가 있겠군.

억양이 없이 단조로운 그의 목소리는, 한참 전의 인공 음성 같이, 어딘가 듣기에 불편하다.

에이미 : 아, 네. 그 임무중에 제가 겪은 일에…

또다시 에이미의 말을 중간에 끊고 들어온다.

타이슨 : 아. 그 들은 임무를 정확히 수행했고, 너도 무사히 귀환했다. 너에게도 고마움을 표해야 하겠군. 네게서 제공받은 에일리언의 분비물을 복제해서, 회복제의 제조가 늦어지지 않았으니까.

그는 초점 없는 눈으로 에이미의 얼굴을 쳐다본다.
지금 말한 내용 외에 뭐가 더 있는지? 라고 되 묻는 듯 하다.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떨군 에이미는 오른쪽 주먹을 높이 치켜 들고선, 옆에 있는 기계의 윗면을 쾅하고 두들긴다.

타이슨 : 엇, 뭐, 뭐하는 거야!!

컴퓨터 인 듯한 기계의 윗면이 크게 움푹 들어가 버렸지만, 작동이 멈추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억양이 있는, 당황한 말투의 타이슨 부장의 반응을 본 에이미는, 어두운 표정인 채로 입꼬리만을 살짝 들어 올린다.

에이미 : 뭐예요. 기계에 대해선 걱정도 할 줄 아시네요. 그리고, 사람 말 좀 끝까지 들어줄 수 없어요?

화가 잔뜩 섞여 상당히 큰 소리로 말 했지만, 여기에 대해선 또 반응이 그리 없다.

타이슨 : 다 아는 내용을 끝까지 듣는건 시간 낭…

쾅. 에이미는 왼쪽의 기계 윗면에도 주먹 자국을 남겼다.
이번에도, 위쪽의 금속면이 콰직하며 찌그러졌지만, 동작은 멈추지 않은 듯 하다.

타이슨 : 아, 알았어! 네 얘기는 끝까지 들어 줄게. 지금 부터 말하는 중에 끊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에이미는 쥐고 있던 주먹을 풀었다.

에이미 : 마틴 병장이 녹화한 영상. 당신이 가지고 있는거죠? 그거, 지금 당장 지워주세요.

또박 또박 분명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녀의 얼굴은 어느틈엔가 빨갛게 상기되어서, 동요한 속 마음이 드러나고 있다.
타이슨은 에이미의 그런 변화를 놓치지 않고, 냉정함을 되찾았다.

타이슨 : 그 영상이 나에게 있을 거라는 추측은 맞았다. 그런데, 그걸 지울 메리트가 없군.

추측같은게 아니다. 임무를 매고, 윌 병장에게 들쳐 메여 돌아올 때, 컨테이너를 짊어 지고 뒤에서 따라오던 마틴 병장은, 이러쿵 저러쿵 자신의 계획을 떠들어 댔다.
이 영상으로 타이슨 부장을 협박해서 보수를 2배로 불려 받겠다느니.
나는 할 줄 모르니까, 영상을 퍼뜨리는 건 타이슨에게 시킨다느니.
마틴 병장은, 능욕으로 망가진 에이미가 아무것도 못 할 거라, 이미 판단해 버린 듯 했다.

에이미 : 뭐, 뭐라는 거예요! 그, 그런 파렴치한 영상을...버, 범죄라구요! 규율 위반이에요! 당신이 그 들에게 지시를 내렸다는 것도 알고 있다구요!

잠시 정적이 흐른 뒤, 타이슨이 입을 연다.

타이슨 : 그래. 내가 그 범죄행위의 의뢰자야. 네 요청에 따라서 영상을 지워도, 나에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단 말이다.

에이미 : 네에?

타이슨 : 마틴 병장은, 그기 지시를 내리면, 내 엑세스 권한을 이용해서 남자 병사들에게 영상을 퍼뜨리라고 했지. 그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내가 그 일을 의뢰했다는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면서 말이지. 그런데, 그 영상은 그의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가 될 수는 있지만, 내가 관여 했다는 증거는 되지 못 해. 즉, 그냥 내가 가지고만 있으면, 마틴 병장이 허튼 짓을 할 수도 없고, 너에게도 피해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거다.

평탄한 어조로 당당하게 말하는 그의 태도에, 에이미는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른다.
한 번 더 치켜 든 오른 주먹이, 이미 찌그러져있는 기계 위로 다시 내리쳐 지자, 이번에야 말로 안에 들어있던 컴퓨터의 작동음이 꺼졌다.

타이슨 : 네, 네이놈!! 무슨 짓이야…

턱 부터 귀 끝까지 새빨개진 에이미가, 날카로운 눈초리로 타이슨 부장을 노려본다.

에이미 : 당신 사정이 어떻든 간에 나랑은 상관 없어요. 어쨌든, 지금 당장 지우세요.

타이슨은 에이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척도 없이, 그저 부서진 컴퓨터만을 보고 있다.

타이슨 : 너, 어떻게 책임 지려고 하는거야! 데이터는 서버에 남아있지만, 병렬처리속도가 상당히 떨어져 버린다고.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모두 병사들의 생명과 연관되는 중요한 것들이란 말이다!

에이미 : 으읏…

타이슨의 항의에, 에이미는 말문이 막혔다.
살짝 당황한 듯 했지만, 각오를 다진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고, 왼쪽 주먹을 들어 올린다.

에이미 : 애시 당초...당신이 회복제의 원료를 실수로 팔아 넘기지만 았았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거 잖아요!

높이 들어올린 주먹이 방향을 아래로 향하려는 순간, 타이슨은 당황한 목소리로 에이미를 멈추려 한다.

타이슨 : 왜, 왜 네가 그 일을 알고 있는거지? 그 놈들…

에이미는 차가운 눈을 타이슨 부장을 노려보면서, 들어 올렸던 왼 주먹을 슬쩍 내린다.

에이미 : 연구부의 책임자인 타이슨 부장님이, 사실은 암시장에서 거래를 하고 있었고, 거기에다 병사들의 생명과 연관된 회복제의 원료를 실수로 팔아 넘겨 버렸다. 그 원료인 에일리언의 분비물을 구하기 위해서 하위 계급의 여성 병사를 일부러 위험에 빠트렸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당신에겐 큰 문제 아닌가요?

타이슨 : 뭐라는 건가! 증거도 없는 말이 통할거라 생각하나?!

후우 하며 깊은 한숨을 내쉰 후, 에이미가 말을 잇는다.

에이미 : 정말 유감스럽지만, 증거는 없어요. 당시에는 무선을 녹음한다거나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으니까요. 그러니, 계속해서, 이 왼쪽의 컴퓨터도 부셔 놓도록 하죠.

에이미의 왼 주먹이 다시 한번 무서운 기세로 들어 올려져서, 내리쳐 지려는 순간…

타이슨 : 기, 기다려!! 알았다. 영상은 지울게. 지우도록 할게.

주먹을 머리 위에서 멈춘 채로, 에이미는 타이슨 부장을 의심에 가득찬 눈으로 쳐다본다.

에이미 : 마틴 병장님이 가진 것도 지울 수 있죠? 당신이라면 개인 단말에도 엑세스 할 수 있으니까요.

타이슨 :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평소에는 해선 안되긴 하지만, 알겠다. 마틴 병장이 가지고 있는 영상도 지워 두지. 약속 하겠다. 다만, 조건이 있어.

에이미는 들어 올린 채로 있는 왼 주먹에 꾸욱하고 힘을 준다.

에이미 : 참나..왜 내가 당신 조건을 받아 들여야 하죠?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목소리로 되묻자, 타이슨 부장의 이마에 식은 땀이 주르륵, 벗겨진 머리에서부터 흘러 내려온다.

타이슨 : 아, 아니, 미안해. 내가 말을 실수 했어. 부탁이다. 너를 화나게 한 건 내 잘못이지만, 컴퓨터가 2대나 부서져 버려서, 지금 연구중인 과제들의 시뮬레이션이 꽤 늦어질거야. 회복제의 개량을 위한 중요한 연구거든. 그래서, 너의 몸을 스캔해서 샘플을 구하고 싶어.

에이미 : 샘플?? 저를요? 이상한 생각 하는거 아니죠?

에이미의 눈빛은 여전히 차갑고 날카롭지만, 들어 올리고 있던 주먹을 이제서야 허벅지 옆으로 내려 놓는다.

타이슨 : 컴퓨터가 부서진 만큼 연산도 느려져 버리지만, 네 샘플을 소스로 추가해서 연산의 지연을 상쇄시킬 수 있어. 이 연구가 늦어지면, 전장에서 구할 수 있었던 목숨이 날아가버릴 가능성도 있겠지. 이건 내 과오에 대해 보상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했던 연구다. 제발 부탁한다.

에이미 : 으, 읏…

꾸벅 90도로 허리를 굽혀 고개를 숙인 타이슨 부장을 보고, 에이미가 한발 뒤로 물러선다.

타이슨 : 네 몸은, 짧은 기간동안 두번이나 에일리언과 성행위를 경험했다. 그런 샘플은 매우 귀중하거든. 애초에 두번이나 에일리언과 성행위를 경험한 여성 병사가 지금까지 없었으니까, 네가 처음이긴 하지만…

원래의 피부색으로 돌아와있던 에이미의 얼굴이 다시 새빨갛게 물든다.

에이미 : 쓸데없는 정보는 됐어요. 알았으니까. 연구를 위해서라면 협력할게요.

타이슨 : 감사를 표하지. 안쪽의 연구실로 안내하겠네.

타이슨은 벗겨진 대머리로 끄덕 인사하곤, 에이미의 앞에 서서, 슬라이드 도어 안 쪽으로 걸어 들어 간다.


큰 투명 유리로 반반씩 나뉘어진 연구실.
복도 쪽 반은 컴퓨터나 기계가 즐비한 제어실같은 곳.
그리고 유리 안 쪽은 책상이나 병상, 스탠드들이 들어있는, 누가 봐도 실험실 같은 공간이다.

타이슨 : 거기 입식 스탠드 앞에 서 봐. 스캔은 십 몇초 정도만 끝나지만, 손목과 발목은 스탠드에 고정해야 하니까.

에이미 : 알고 있어요. 여기 서면 되죠?

정화처치기로 에일리언의 분비물을 제거하고 치료받을 후나, 그게 아니어도 한 달에 한 두번은 정기검진 같은 느낌으로, 모두 전신 스캔을 받게 된다.
물론, 여기 연구부가 아니라, 의무부에서 하고 있는 일이긴 하지만,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을 한 입식 스탠드와, 그것을 둘러 싼 투명 캡슐. 완전히 똑같은 물건이다.

에이미가 스탠드 앞에 서서, 등을 대자, 손목과 발목 위치가 자동으로 변형되어, 몸이 고정된다. 그러자, 위쪽으로 열려있던 투명한 뚜껑이 내려와서 철컥 하며 닫힌다.
그 후에, 아래 받침대에서부터 한줄기 빛이 수명으로 나타나, 천천히 상승해 간다.
하지만, 뭔가 지금까지랑 비교해서 빛이 상승하는 게 두 배 이상 느려. 라고 생각하며 에이미는 손가락을 까딱까딱 움직이고 있다.
빛이 드디어 에이미의 머리 위치까지 올라오자, 그 눈부심에 눈을 감는다.
감았던 눈을 뜨자 그 앞에는, 모니터를 보면서 놀란 타이슨 부장의 모습이 있었다.

타이슨 : 과연...첫번째와 비교해서 두번째는 세포 변형도 조금 다른 형태로 형성되는 케이스가 있는 거였군...흐음...이건 일반 스캔으로는 알아보기 힘든데…

에이미 : 저기, 스캔 끝난거죠?

에이미는 손을 움직여서, 철컥 철컥 소리를 낸다. 원래 스캔이 끝나면 손목, 발목의 구속구가 자동으로 해제되는데, 이번은 그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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