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에게까지 범해져서, 이제 여기서 죽겠구나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나는 드래곤의 영혼을 흡수해서 살아 남았다. 드래곤의 영혼을 빼앗아, 완전히 소멸시킬 수 있는 존재. 도바킨이라는 전설의 존재가 나라는 사실을, 어느정도는 받아들이게 되었다.
부상자와 사망자를 경비병들에게 부탁하고, 나는 우선 일리레스 씨와 함께 화이트런으로 돌아갔다.
일리레스 씨는 영주님께 보고를 마치고, 큰 피해를 입은 경비대를 지휘하기 위해 급히 퇴장한다.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어쨌든 승리의 개선이기에, 혼자 남겨진 나는 내심 안도하고 있었다만.
궁정 마법사인 파렌가가 영주님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인 다음부터 갑자기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영주님은 옥좌에서 일어나서, 위엄있는 목소리로 물어 왔다.
[그대가 드래곤의 소울을 흡수했다는 것이 사실인가.]
[네…]
흡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혹여나 흡수 방법이나 경위를 물어보면 그 내용이 너무나 부끄럽다. 이 이상 물어보지 않기를, 긴장감에 심박수가 올라간다.
[어떻게 흡수하였는지 물어도 되는가.]
결국…
어,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그게...전투의 막바지에, 제가 드래곤의 발 밑에 쓰러져 있을 때, 드래곤이 빛의 입자로 흩어져 버렸습니다. 그 빛이 저에게 들어왔습니다.]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이 정도로 되지 않았을까.
[흐음...구체적으로 알려줄 수 있겠는가. 듣기로는, 드래곤과 신체적 접촉이 있던 것 같은데. 예를 들어 소울이 그대의 몸 어디를 통해서 흡수 된 것인가?]
접촉. 그 때, 누군가 보고 있었던 걸까?
목소리가 작아진 나는, 주저하며 설명을 이어간다.
[네..그게...드래곤은 제 몸 가운데...여기를 통해서 흡수되었습니다.[
창피해! 귀 끝까지 새빨개졌다.
[그 말은, 드래곤과 성교를 했다는 것인가.]
[...네.]
어수선 해지는 주변의 시선이 견디기 힘들어,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제발 그만. 이 이상은 묻지 말아 주세요.
[저 여자를 구속하라.]
[[존명!]]
[네, 넷?]
스틸 아머로 무장한 위병들이 나를 둘러 싼다. 덩치 큰 남자 4명을 밀쳐낼 방도도 없이, 나는 완전히 제압당했다.
[그걸 가져와라.]
[[존명!]]
다른 위병들이 잽싸게 홀을 나가더니, 곧바로 다른 방에서 허리 높이 까지 오는 나무 상자를 옮겨 온다. 상자에는 다리가 4개 붙어있고, 윗 면이 평평한게 아니라 뽀족한 삼각형으로 튀어나와있다. 옆에서 보면 목이 없는 목마 같은 형상이다.
[뭐, 뭔가 잘못 한 건가요? 왜 이러시는 거예요. 놔 주세요!]
위병들에게 등을 눌려있는 나를 영주님이 내려본다.
[지금부터 그 여자를 목마에 앉혀서, 충분히 윤활시켜 두거라.]
[[존명!]]
[앉히라니, 서, 설마…]
위병들이 목마를 내 눈 앞에 가지고 온다.
그리고, 내 양 손목을 각각 긴 로프로 묶어서, 그 로프를 천장에 달려있던 도르래를 통과시킨 다음, 힘껏 잡아 당긴다.
[아파!! 아, 으읏, 몸이 떠올라…]
강제로 끌어 올려져서, 양 팔이 끊어질 것 듯이 아프다.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자, 공중에서 몸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해 눈 앞이 어지럽다.
위병 한 명이 나에게 다가와서, 회전하고 있는 내 몸을 잡아서 멈췄다.
[아, 고마워요...꺄앗! 하지마요!]
그는 내 허리를 팔로 감싸 회전을 멈추고선, 흉부를 감싸고 있는 플레이트를 잡아 내렸다.
플레이트와 함께, 안쪽의 옷에 달린 고정구도 뜯어져서, 허리까지 흘러 내려 온다.
어찌 할 방법도 없이, 그저 당황하고 있는 사이에, 로프는 더욱 더 당겨져서, 나는 옆에 있는 위병의 어깨 높이까지 떠 올랐다.
[그만, 뭐 하려는 거야. 아, 안돼, 가까이 가지고 오지마!!]
위병들이 목마를 밀어서, 내가 떠있는 바로 아래에 위치 시킨다.
삼각 목마의 정점은 살짝 둥글게 처리되어 있어서, 일단 저것 때문에 다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분명 엄청 아프겠지.
로프를 당기고 있던 힘이 약해지고, 내 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자, 잠깐만!! 너무 빠르잖아!! 안돼에에에에!!]
목마 위의 비스듬한 면을 따라서, 내 다리가 스륵 미끄러지고, 거의 자유낙하에 가까운 속도로 사타구니가 목마의 정점에 부딪히려 한다.
[안돼에에에에!!]
허벅지를 온 힘을 다해 오므려서, 낙하 속도를 줄여보려 했지만, 상당한 충격이 사타구에 전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비명을 지르며, 나는 목마위에 걸터 앉은 채 몸을 웅크리고 괴로워했다.
[[하나, 두울.]]
위병들을 구호를 세며, 양팔을 천장쪽으로 잡아 당겨서, 웅크리고 있는 몸을 바로 펴게 한다. 홀에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요란스럽게 흔들리는 내 가슴에 모여든다.
로프는 거기서 조금 더 당겨져서, 내 사타구니는 목마로부터 손가락 한 두개 정도 간격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또 다시.
[하지마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
로프가 느슨해짐과 동시에, 목마의 정점이 내 사타구니 중앙에 파고 들어 온다.
내 거의 전체중이 가해져서, 위음부의 살덩이가 좌우로 벌어지고, 단단한 나무 상자의 모서리가 안쪽의 부드러운 살 쪽까지 밀고 들어 왔다.
욕탕에서 전신을 씻을 때에도, 너무 민감해서 잘 만지기 힘든 곳인데.
거기를 직격당한 아픔이, 머리카락 끝까지 전해진다.
참을수 없는 충격에 몸을 뒤틀고 있을 때, 뒤에서 위병이 다가온다.
그 위병은 내 엉덩이에 손을 대고, 스윽 앞으로 밀어낸다.
[꺄아아아아아앗!!!]
목마 위에 걸터 앉아서, 사타구니가 삼각의 모서리에 긁히면서 앞으로 밀려난다.
실제로 이동한 건 손바닥 한 뼘 정도의 거리 정도. 하지만, 엄청난 고통을 동반한 미끌어짐이 끝날 때 까지,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었다.
위병은 내 허리와 엉덩이를 감싸고, 천천히 원래 위치로 돌려 놓는다.
자신의 체중에 짓눌려진 음부의 안 쪽이, 이번에는 위쪽에서 앞으로 쓸려간다.
그리고, 다시 뒤에서 엉덩이를 밀어서 앞으로…
나는 끊임없이 비명을 질렀다.
고통과 비명에 지쳤을 때, 사타구니 가운데가 미끌거리는 감각을 느낀다.
내 안에서부터 스며 나온 애액은, 목마 위에 골고루 발라져서, 쓸리는 아픔을 상당히 줄여주고 있다.
[하아…하아아…]
내 몸을 움직이던 위병이 한발 물러난 뒤, 목마에 걸터 앉아 있는 채 지만, 간신히 심호흡을 하며 몸을 가다듬는다.
그러자, 옥좌의 앞에 서있던 영주님이 단상을 내려와서, 내 뒤로 이동해 왔다.
[준비는 된 것 같군. 자, 드래곤의 소울은 내가 가져가겠다.]
위병들은 내 엉덩이를 목마 끝자락까지 당겨서, 영주님이 서있는 바로 앞에 위치 시킨다.
목마는 영주님의 허리 높이와 정확히 일치해서, 내 엉덩이 뒤에는 바지를 내린 영주님의 육봉이, 지금 바로 들어올 것 같은 기세로 자리잡고 있었다.
화이트런에서 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경비탑.
경비병의 보고 내용대로, 거대한 드래곤이 상공을 선회하고 있고, 반쯤 부서진 탑에서 경비병들이 활을 쏘며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엄청난 기세로 덮쳐 오는 화염의 브레스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이리저리 도망치며 쏘는 활이 제대로 맞을리가 없다.
나는 경비대장 이릴레스 씨를 따라서, 경비탑에서 조금 떨어진 옆으로 길쭉한 바위뒤에 대기한다. 화이트런에서 온 지원군이 다 모였을 즈음에…
[응? 지원군이라는게 겨우 5명…?]
순수한 의문을 입에 담은 것 뿐이지만, 그런 나를 모두가 [뭐가 잘못됐는데?] 라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탓에, 말꼬리를 흐렸다.
[자, 나도 저 놈을 쓰러트릴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다. 드래곤 따위 실제로 보는건 처음이니까 말이지. 하지만 이 검으로, 화이트런을 지켜내자!]
[오오오오오!!]
일리레스 씨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다지 설득력 있는 연설이라고는 생각이 되지 않았다. 애초에, 그런게 중요한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나도 영주님에게 하사 받은 엔쳔트 소드를 세워 들고 그들의 뒤를 따른다.
드래곤의 브레스를 피해가며 애를 먹긴해도, 이정도 인원이 모여서 일제 사격을 하니, 경비병들이 발사한 화살은 때때로 드래곤의 몸통에 명중한다.
그 때 마다, 드래곤은 공중에서 살짝 휘청거리고, 또 금방 자세를 바로 잡고 선회하긴 하지만, 이쪽에서 데미지를 입힐 수 없는 건 아닌가 보다.
그리고, 데미지가 꽤 축적된건지, 드래곤은 탑의 근처에 착지하려 한다. 박쥐 날개의 수천배는 되어 보이는 날개가 지면 가까이에서 날갯짓하자, 엄청난 모래 먼지가 일어난다.
내 공격은 어차피 데미지를 거의 입히지 못하겠지.
이 엔쳔트 소드의 마법공격에 기대해 볼 수 밖에 없다.
마력은 풀 차지 상태이기도 하고…
궁전 마법사인 파렌가 씨가 말하길, 이 검에 충전된 마력은 공격시에 번개로 바뀌어 추가적인 데미지를 가하는 듯 하다.
문득, 조금 전에 궁전 홀에서 모두의 눈 앞에서 보인 내 추태가 떠올라,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일리레스 씨의 뒤를 쫓아, 다소 안전한 장소에서 혼자 생각에 잠긴 동안, 몇 명의 경비병이 무기를 활에서 검으로 바꿔 들고, 돌진해 간다.
[네 이놈!! 동료의 복수다!!]
그들이 뛰어 나온 탑의 출구 쪽. 검은 재가 되어 버린 경비병의 시체가 보인다. 브레스를 직격으로 맞았겠지. 불쌍하게도.
[너희들!! 위험해!! 물러 서!!]
일리레스 씨가 뒤에서 소리쳤다.
[[[욜]]]
대지를 진동 시키는 듯한 굉음이 드래곤의 입에서 터져 나와, 그 단어의 울림은 화염의 바람으로 바뀌어, 광범위한 브레스가 되어 경비병들을 덮친다.
수초도 지나지 않아, 드래곤의 앞에 뛰어든 경비병들은 전신이 검은 재가 되어, 가벼운 충돌음과 함께 지면을 구른다.
[젠장! 멍청이들이!! 섣불리 접근하지마! 활로 저 놈의 체력을 깎아야 해!]
내 순발력이라도, 검이 닿는 거리에서 저 브레스를 피하는건 아마 불가능할 것 같다. 원거리에서 확실하게 데미지를 입히기 위해선 그 필살기밖에 없다.
[프로비덴스 선더!!]
부서진 탑 벽에서 한발 뛰쳐 나와, 들고 있던 검을 드래곤 쪽으로 휘두른다.
원래라면 이 기술은, 검을 적에게 찌른 채로 공중으로 띄워 올려서, 신의 힘으로 불러낸 번개를 내리 꽂는 식으로 사용한다. 절륜한 위력이 비례해서 상당한 정신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몇 번이나 연달아 쓸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얼마 전에, 던전에서 너무 짜증이 났던 나머지, 좀 도둑놈에게 써 버릴 뻔 했을 때는, 발동하기 직전에 던전의 몬스터들이 도둑을 죽여 버렸기에, 이 기술의 위력도 통상 공격처럼 떨어져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검의 마력에 기술을 실어서 발동 시킨다면, 내 공격력과 상관 없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알 수 있다. 이건 신탁을 받은 성전사로서의 직감이다.
파지지직!!
작은 새가 우는 듯한 귀를 찌르는 소리와 함께, 청백색의 광선이 검에서 뿜어 나와, 착지해 있던 드래곤을 직격한다.
[[[크오오오오!! 네 놈은…]]]
드래곤은 괴로운 듯이 몸을 비틀면서, 인간의 언어를 내뱉으며, 내 쪽을 노려 보았다.
[굉장한 걸!! 확실히 데미지가 들어갔어! 이거라면 쓸어트릴 수 있겠어!! 계속 쏴!!]
일리레스 씨가 그렇게 소리 치며, 경비병 몇 명을 데리고 드래곤의 앞으로 돌격한다.
전격의 쇼크가 남아있는 사이에 뛰어들어간 일리레스 일행은 드래곤의 머리나, 팔, 다리에 검을 찔러 넣는다.
드래곤은 괴로운 비명을 지르며, 지면을 차고 날아 오르려 했다.
[소피아 씨! 얼른 쏴! 당신의 공격은 단일 대상 마법이니까!! 우리들은 신경쓰지 말라고!!]
[네, 넷. 알겠습니다!!]
검신에 박혀 있는 녹색의 보석의 광채가 조금 둔탁해져 있다. 그러나, 본래대로 라면 극심하게 소모되어 있어야 할 내 정신력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엔쳔트 라는건 정말 대단하다. 이런 큰 기술을 아무런 부담 없이 반복할 수 있다니.
라고 감탄하면서, 두발 째의 전격을 날렸다.
[프로비덴스 선더!!]
강렬한 청백색의 광선이 또 다시 드래곤을 직격한다.
지면을 차려 했던 다리가 마비되었는지, 무릎을 꿇는 듯한 자세로 비틀거리며 굉음을 내지른다.
후방에 남아있는 경비병들은 쉬지 않고, 활 시위를 당긴다.
드래곤은 거대한 만큼, 노리기 쉬운 표적인 점은 맞지만, 주변에는 일리레스 씨와 수 명의 경비병들이 둘러 싸고 있다.
그들은 동료들을 정확히 피해서, 드래곤의 복부나 날개 등을 정확히 명중시킨다. 놀라운 솜씨다.
나도 전격 공격이 주위에 피해를 입히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된 뒤로는, 주저 없이 필살기를 내지른다.
세발 째. 네발 째. 다섯발. 여섯발…
처음 경험해보는 큰 기술의 연발. 체력적인, 정신적인 부담도 없는 기술의 발동이 즐겁게 느껴질 정도다.
점점 출혈량이 늘어나고, 드래곤의 동작이 둔해져 가는게 눈에 보인다.
곧 쓰러질 것 같았지만, 마지막 발악인지, 드래곤은 휘리릭 몸을 회전 시켜, 통나무 같이 길고 두꺼운 꼬리를 휘두르려 했다.
[그렇게는 안 되지요! 프로비덴스 선더!!...어라?]
지금에서야, 나는 검신의 보석이 빛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 이건...큰일 난 것 같은데요…
[으아아아아악!!]
[크아앗!!]
일리레스 씨와, 경비병들이, 드래곤의 꼬리에 맞아 십여미터나 날아가는 모습이 보인 다음 순간.
태풍같은 풍압에 의해, 후방에 있던 경비병들 처럼, 나 역시 바람에 날아가서 지면을 뒹굴었다.
…
정신을 잃고 있었던 것 같다.
드러 누운 채로 천천히 눈을 뜨자, 내 눈 위에는, 거대한 드래곤의 턱이 떠 있었다.
[크으읏...뭐, 뭐야…]
주변에 누군가 일어나 있는 인기척은 없다. 모두 기절한 걸까.
혹시나 죽어 버린건 아니겠지요…
[히이이익!!]
날카로운 무언가에 사타구니를 쥐어 잡힌 것 같은 감각.
시선을 돌리자, 드래곤의 손에서 뻗어나온 길고 날카로운 손톱이, 내 갑옷을 찢어버려서, 사타구니의 맨 살이 훤히 드러나 있다.